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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학부모 참관수업 준비 때문에 바쁜 웅이가 모처럼 쉬는 날이다. 금방이라도 비 내릴 것 같은 흐린 날씨였지만 저녁에 비 온다는 말을 믿고 서둘러 외출 준비를 했다. 이전에 친구랑 가봐서 알게 된 집 근처 앞산 카페골목에 있는 예쁜 카페에도 데려가고, 항상 말로만 먹으러 가자 했었던 대구 꿀떡 먹으러 그나마 가까운 봉덕시장 가기, 그리고 꿀떡 검색하면서 알게 된 탕후루 먹기 이렇게 세 개가 오늘 일정이다.

앞산 카페거리는 집에서 멀지 않아 걸어서 도착했다. 카페 이름은 민스크, 쉬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가득했다. 카페 후기를 보면 디저트가 꽤나 유명해서 먹을까 하다가 이따 다른 것들 먹을걸 생각해서 간단하게 마실 것만 시키고 얘기하다가 나왔다. 날씨만 좋았어도 카페 외관을 배경으로 사진 많이 찍었을 텐데 아쉬운 대로 근처 골목을 누비며 사진 찍고 놀았다.

봉덕시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면서 봉덕시장 꿀떡을 검색했는데, 검색 결과에 대부분 평화떡공방이 나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길 건너편에 보이길래 찾아갔더니 공휴일이라 그런지 문을 안 열었었다. 설마 이 근처에 꿀떡 파는 곳이 한 곳이겠거니 하고 봉덕시장 안으로 들어가서 떡집을 찾아다녔는데, 시장 내 상가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고 다른 떡집들도 마찬가지였다.

짧은 시장을 걸어 나와 아쉬워하면서 시내로 가서 탕후루나 먹어보자 하면서 버스정류장으로 걸었다. 버스 내리기 전에 환승 찍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떡집이 눈에 띄었다. 확실히 열려있었고 가판대에 멀리서 봐도 꿀떡같은 비주얼의 팩도 여럿 있었다. 신나서 뛰었다. 떡집 이름은 소문난떡집이고 가격은 한 팩에 2,000원으로 평화떡공방의 한 팩에 3,000원 보다 쌌다. 평화떡공방을 찾아갔는데 줄이 길거나 문을 닫았다면 소문난떡집으로 가는 게 괜찮을 거 같다. 그리고 길 건너편에 바로 정류장이 있어서 시내로 향했다.

시내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탕후루를 파는 곳으로 직행했다. 약령시에 내려서 염매시장 쪽으로 걸어가면 긴 줄이 한눈에 보인다. 탕후루를 한 번도 못 먹어봤는데 기대감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줄이 너무 길었지만 기다려보기로 했는데, 우리 앞에 있던 사람이 앉아있는 의자를 가리키면서 재료 준비 때문에 여기까지 그어놨다고 30분쯤 뒤에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쇼핑하고 가는 길에 다시 오는 걸로 하고 아까 샀던 꿀떡을 먹을 장소를 물색했다.

적당한 장소를 찾은 곳이 에비뉴 8번가. 꿀떡은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다는데 버스로 이동하고 계속 걸어서 떡이 한쪽으로 쏠린 채로 살짝 식어있었다. 진작 사진 찍을걸 후회하면서 비닐을 벗기고 이쑤시개로 떡 하나하나 떨어뜨려서 사진 찍었다. 예상한 맛이었지만 너무 맛있었다. 두명이 한 팩은 순식간에 먹어치워서 다음에는 두 팩을 사야겠다.

꿀떡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나서 이것저것 옷 쇼핑하고 집으로 가기 전 다시 한번 탕후루 파는 곳으로 갔는데 여전히 줄이 너무 길었다. 아쉽지만 다음에 먹기로 하고 주말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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